이전까지 쓰던 것은 Sony의 MZ-R90이라는, 디지털 녹음 기능이 있는 MD Walkman이다. 여기에 Onkyo의 미니오디오를 녹음용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게 오래된 물건이라 (전 주인까지 치면 거진 10년은 되지 않았을까...) MD pick-up이 나가면서 고민이 시작되었다. 새 pick-up 값이 24만원이라고 하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꼴이다. 결국 뭔가 사긴 사야 되는데...
가장 먼저 고려의 대상이 된 것은 당연히 MD의 다음 규격, Hi-MD였다. 1GB의 용량에, USB 전송에 크래들이 있어 녹음이 불편한 문제가 해결된다. Sony 기기들의 음질이 내가 선호하는 편이기도 하고, 기기 디자인도 맘에 들었다. 하지만 Sony가 독점을 풀지 않는 한 결국 사장될 게 뻔한 미디어에 돈을 투자할 수 없다는 생각도 들고, 한글도 지원되지 않는데다 SonicStage가 너무 불편하다는 점 때문에 마음을 접었다.
여름에 컴퓨터를 새로 맞추면서 광출력을 오디오에 물려 놓으니 컴퓨터 스피커로 이만한 게 없다. 이렇게 하니 컴퓨터에서 나오는 음악의 퀄리티가 꽤 괜찮아져 가지고 있던 CD도 MP3로 떠 놓고, WinAmp media library로 Tag도 정리하는 등수선을 좀 떨었더니 MP3P에 눈이 가기 시작했다.
온갖 브랜드가 난립하는 MP3P 시장에서 물건을 고르려면 내 나름대로 기준이 있어야 되겠다 싶었다. 첫째는 기기 인터페이스와 지원 소프트웨어의 편리성, 두번째는 음질, 세번째가 디자인(뽀대 =_=). 512MB이상의 용량이나 USB 2.0 지원은 기본이 되겠다.
거원 iAudio로 거의 기울어 가던 중에 눈에 들어온 게 iPod인데, 주변에 처음 나왔을 때부터 쓰던 사람들이 있어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사실 크기와 가격 때문에 염두에 두지 않고 있었다. MD와 비슷한 크기로 결국 리모컨이 필요한데다 본체 가격도 사오십씩 하는데 액세사리는 폭리에 가까운 가격이다.
iPod 하면 다들 디자인만 이야기하는데 디자인은 오히려 부차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국산 MP3P는 모두 곡을 폴더별로 관리하는데 이게 말이 좋아 관리지 실제로는 아무것도 안 해주는 거다. 반면 iPod는 ID3 Tag를 가지고 관리한다. 폴더 같은것은 없고, Genre, Artist, Album으로 browse하고, Playlist도 통합 관리한다. 자료 정리 잘 못하는 우리 나라 사람들 특성상(?) Tag 입력하는 것을 불편해 하는 경우가 많은데, CD에서 뜨거나 Online에서 사면 대부분 제대로 들어가 있는 데다 요즘은 불법 =_= 음원도 잘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정보 입력하는 노가다는 파일 관리하는 노가다에 비하면 껌이다.
WinAmp media library를 써 본 사람은 어떤 건지 알텐데, iTunes가 WinAmp에 비하면 200배쯤 편하다. iTunes는 프리웨어이니 iPod를 쓰지 않는 사람들도 써 보길 권한다. 나는 iTunes를 처음 써 본 날 WinAmp를 바로 지워 버렸다. 로컬 네트웤에서의 음악 공유 기능도 좋다.
기기 인터페이스로 들어가면 Click-wheel이라 부르는, 단순하고 효율적인 인터페이스를 사용한다. 단순하다는 것은 버튼이 통틀어 다섯개밖에 없는 데다 그나마 wheel을 바로 누르게 되어 있어 외관이 복잡하지 않고, 필요한 모든 액션을 "돌리고누른다"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효율적이라는 것은 메뉴 구성이 잘 되어 있기도하고, 리스트가 꽤 긴 경우에도 wheel을 돌려 음악을 선택하는 것이 빠르다는 이야기 되겠다. (속도를 감지해서 가속을 해준다. 이 기술은 threshold 조절이 핵심인데, 아주 예술이다.)
Wheel은 iPod에서 계속해서 눈에 띄게 개선되어 온 부분이다. 그만큼 공이 많이 들어갔다는 이야기다. 처음 나왔을 때는 바퀴가 정말로 돌아갔는데, (난 이게 느낌이 참 좋았다) 고장이 많았다고 한다. 버튼은 바퀴 주변에 배치되어 있었다. 3세대는버튼이 터치 방식(누른다고 들어가지 않는다)에 위쪽에 한 줄로 늘어서 있는데 불편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mini에서는 공간문제로 Click-wheel(휠을 누른다)을 채택했는데, (돌리다 바로 누를 수 있어 정말 편하다) 이게 반응이 좋아 4세대에도 채택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들어 보니, 음질은 괜찮은 편이다. 내 헤드폰(Sennheiser PX200)으로 들어 본 결과 아무래도 MD보다는떨어지지만, 이건 기기의 문제라기보다는 MP3의 문제인 듯 하고, 실제로 모 MP3P보다는 훨씬 좋은 소리가 나왔다. bitrate를 높이면 차이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Lossless format도 실험해 볼 만 하겠다. 사실 난 내 막귀로 이런 차이는 못 느낄 줄 알았는데.
디자인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 이 디자인을 싫어할 수는 있어도 수준 낮다는 말은 못할 거다.
그 외 사소한 좋은 점은,
1. 내 노래를 다 들고 다닐 수 있다. iPod mini가 제외된 이유가 되었다.
2. USB 2.0 Full speed가 나온다. sync 순식간이다.
3. Unicode를 통한 Multilanguage 지원. MD에서는 한글도 안 됐다 =_=
4. 백라이트가 예쁘다. 꺼질 때 천천히 꺼진다.
5. On-the-go playlist를 지원한다. 음악을 browse하다 여기에 등록할 곡에서 선택 버튼을 오래 누르고 있으면 바로 등록된다. 컴퓨터가 없는 곳에서 음악을 이것저것 골라 들을 때 편하게 쓸 수 있다.
그 외 사소한 안좋은 점은,
1. 부가 기능이 별로 없다. 특히 국산 MP3P들에 주렁주렁 달린 기능 목록에 비하면. 딴 건 필요 없는데 라디오는 나왔으면 좋겠다. 이미 들고 다니는 장비도 많은데 라디오를 또 사서 들고 다니는 건 너무 끔찍하다.
2. 크다. MD보다 더 불편한 건 아니니 감수하기로 했다. 리모컨이나 사련다.
3. 들고 뛰어도 되는지 의심스럽다. Apple에서는 괜찮다고 주장하는데, 베컴도 iPod 들고 조깅한다는데, 그래도 역시 의심스럽다.
4. Ogg를 지원하지 않는다. 별 상관 없지만.
5. 뒷면에 지문인식기가 있다. 기스도 너무 잘 난다. brushed metal이 좋은데.
6. 한국 Apple의 A/S가 좋지 않다는 소문이 있다. 국내 가격은 폭리에 가깝다.
7. 3세대의 그것보다 액정이 덜 좋은 거 같다. 친구꺼 보고 가슴이 아팠다.
밧데리는 12시간이라고 주장한다. 요즘 MD나 MP3P에 비하면 짧은 시간이지만 특별히 불편할 정도의 시간은 아닌 거 같다. 아직 테스트해 보지는 못했다. 충전 시간은 80% 2시간, 100% 4시간이라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어댑터를 사용했을 때고, USB port 전원으로는 좀 더 걸리는 것 같다.
여유가 되면 AirTunes를 시도해 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Archived comments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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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is at 2005-06-22 08:16
셔플도 좋아~^^ 조깅도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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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stbeaf at 2005-06-23 18:09
iPod도 조깅할 수 있어 베컴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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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is at 2005-06-25 19:50
베컴이라면 조깅할 수 있는 거지 :)
Posted by Roastbeaf